KoFID 활동소식
[OWL]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열린 토론 이야기
2014-07-08 13:33|조회수 : 1,683

​ODA Watch에서 발간하는 OWL에 실린 KoFID의 토론회 후기 입니다.

원문 열람은 http://www.odawatch.net/463842 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무는 첫 발걸음을 내딛다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열린 토론 이야기-


지난 4월 이후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6월도 막바지에 달했는데 마음은 4월 중순에 멈춰있는 듯한 기분이다설마 하던 며칠을 보내고 정말로 그 많은 탑승객들이 다시 뭍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을 때그 순간 이후로는 어떻게 지내왔는지 아득하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끔찍한 슬픔과 분노를 안고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활동가들은 5월 말부터 거리로 나섰다손수 피켓을 만들고 2-3명씩 순번을 정해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를 외치며 서명을 모았다이렇게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개발협력 NGO의 활동가들이 국내 문제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그렇게 세월호 참사가 가져다 준 충격과 아픔은 무겁고 날카로웠다.

 

먼 나라에서의 빈곤 퇴치를 위해 하루하루 바쁘게 일하는 개별협력 NGO 활동가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시간들을 보내왔을까우리는 개발협력의 해외 현장을 넘어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픔과 고통에 대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러한 의문을 품었던 활동가라면 6 18일에 열렸던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을 생각하다-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열린 토론에 반가움을 느꼈을 것이다우리 안에 세월호는 없는지알게 모르게 우리도 성장주의실적주의로 점철된 세월호 국제선 띄우기에 동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아픈 질문들을 던져보기 위해 마련되었던 이 자리에서는 차분히,그렇지만 열정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회의감과 괴리감

 

이날 토론회의 전체적인 진행을 맡았던 남부원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KoFID 운영위원장)은 먼저 통합된 문제의식으로 국제 문제와 국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세월호4.jpg  ▲ 토론회에 참여한 개발협력 NGO 활동가들의 모습(왼쪽)과

전체 진행을 하고 있는 남부원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KoFID 운영위원장(오른쪽) ⓒ KoFID


곧 세월호 사고를 겪으며 느꼈던 회의감과 괴리감에 대한 고백이 이어졌다민정희 로터스월드 국장은 우리가 활동하는 소위 개발도상국이라는 현장보다 한국이야말로 낙후된 곳이 아닌가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고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개발협력 애드보커시 활동을 한다고 국제문제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를 열심히 해왔지만 정작 내부의 문제에는 소홀했던 점에 반성과 회의가 들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윤지영 ODA Watch 정책기획팀장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가 국내사회의 여러 갈등과 문제들을 우리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치부해 왔던 것 같다며실제 하는 일과 본인이 살고 있는 사회의 문제 간의 괴리가 무척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결국 우리가 원하는 지구상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와 국내를 구분 짓는 경계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다.

 

 

공감의 부재와 국가의 역할

 

이번 사고를 계기로공감의 부재가 우리 사회가 지닌 큰 문제로 와 닿았다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은 거리의 무관심한때로는 적대감을 표출하는 시민들을 보며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본인들의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 일에 대해 사람들은 시간과 마음을 쏟지 않았다자기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는 폐해일 것이다민정희 로터스월드 국장은 공감의 부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가 따르지 않아야 할 가치들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져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가족지역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며 국내에서의 개발NGO들의 사회적인 기여도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자는 알게 모르게 체제에 순응하게 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지난 정부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소리를 내는데 어려움이 생겼고겉으로는 민주 사회지만 시민들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라는 것을 느낀다고 하였다사회자는 사회의 상층부에서는 기득권 동맹에 따라 세습자본주의가 형성되어 있고 공감 부재경쟁적자생존에 동화되도록 나름대로의 자기 규제를 하고하층부의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은 사회 문제에 눈 돌릴 틈이 없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건강한 사회에 해가 되고 있다면서 이 역시 장기적으로 시민사회가 넘어서야 할 과제의 하나라고 말했다.

 

조이슬 ODA Watch 간사는 세월호 참사에 관해 SNS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람들 간의 확연한 인식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왜 정부에 책임을 묻느냐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국가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을 위해 어떤 책무성을 부담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한 시점이다사회자는 역사적으로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순기능을 하는지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회 참여와 정치적 낙인의 문제

 

KoFID 사무국의 간사로서필자가 던진 질문은 정치색에 대한 부담감에 관한 것이었다여러 가지 국내 상황에 큰 안타까움을 느끼며 단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하면서더 이상 보편적인 인권과 개발도상국의 지원을 이야기하는 단체가 아니라 정치색을 가진 단체로 보이게 될 것 같은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다특히 정부 지원 사업의 비율이 높은 단체에서는 정부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동시에 대중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다아동이슈를 다루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박선화 사원도 지난 대선 때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순수하게 아동 정책만을 중심으로 대선 후보들의 정책을 평가한 결과를 전달하고자 하더라도 정당별로 긍정적부정적인 결과로 나뉘는 경우 정치적인 색을 띠는 것으로 오해가 생길까 봐 조심스러웠던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김운주 간사는 교회기관으로서 사회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는 단체의 입장을 전달했다간혹 신자들 중에서 교회가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권고문 복음의 기쁨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최근 교회 안에서는 교회 내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 밖으로 나아가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는 최근 세월호 사건과 관련하여 약 한달 간 명동성당 성모동산에서 추모부스를 운영하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으며서울교구 차원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천만인 서명운동에의 동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내려 각 본당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사회자는 애드보커시 활동은 정치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으나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정의로운 정치 참여와 정당적 편당성을 가진 정치 참여는 구분 지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사회를 보다 정의롭게 만들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일을 하는 것과 특정 정당의 편에 서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었다한편 진영 논리의 잣대로만 모든 행위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진보적인 단체들이 스스로 시민들과의 거리를 두게 되지 않도록 과격한 용어를 순화하여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회 참여의 정치색에 대한 부담을 느껴야 하는 현실에는 미디어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이른바 5대 권력에 포함되는 미디어가 정치적인 색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치 구도를 기획주도하고 있고 기업 권력언론 권력 등과 같은 몇 개의 권력 집단이 수 세대에 걸쳐 고착화 되면서 정치적 프레임으로 시민사회 활동을 제약하고 있기도 하다여기에 대한 대안으로는 시민사회가 권력 감시가 아니라 주민들의 문제에 같이 천착하여 이것을 사회까지 확장하는 움직임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KCOC의 전지은 대리는 정치적인 색을 갖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오히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시민사회에서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정치 참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필자 역시 평소에는 정치적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정치 참여는 시민이 가진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다만단체와 조직의 차원에서 정치 참여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여러 활동가들이 국내의 여러 갈등 사안에 관해 의견을 내고 싶지만 조직 내의 지지와 인정을 받지 못 해 불안함을 느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ODA Watch의 윤지영 정책기획팀장은 조직에서 실무자들이 이런 문제에 나서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면 참여하고 드러내는 것이 위축되므로 조직기관 차원에서 국내 이슈에 대한 참여를 인정해 줄 수 있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아직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세대간 간극이 큰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세대간의 조화 없이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건강한 문화 형성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KOCO의 강인남 대표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토대를 튼튼히 세워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국내 이슈에 대해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단체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다른 단체들이 정부와 사회에 문제제기를 하고 같이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불이익을 받는 것이 두려워서 숨으려 한다면 더 나은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로터스월드의 민정희 국장은 스스로 정치적임을 부정하지는 않되 국민들의 수준에 맞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어떤 문제가 있어 국가에게 시정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이다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월호와 시민사회의 역할

 

현재 각계각층의 시민사회에서는 세월호에 대해 다각도로 대응 활동을 펼치고 있다활발하게 세월호 대응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공동대표이기도 한 남부원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특별법 제정 천만인 서명운동과 노란 리본 뱃지 달기 운동을 통해 세월호 문제가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기본적인 대응활동으로 소개했다또한 범국민진상조사위원회 수립의 촉구,국정조사 과정 모니터링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사회정치행정사법 등 곳곳의 관피아를 척결하기 위한 과제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또 7월 18일 희망제작소에서 기획 중인 세월호 참사 무엇을 해야 하나에 관한 노란 테이블 시민사회회의에 대해 소개하며 KoFID를 포함한 개발협력 단체들이 참여하여 개발협력 의제를 맡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덧붙여 우리 사회의 교육을 안보교육에서 평화교육으로세계시민교육민주시민교육으로 변화시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으므로 여기에 개발협력단체들도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KOCO 강인남 대표는 시민사회를 포함하여 여러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월호 대응 활동이 유가족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유가족에게 계속 묻고시민사회는 그 안에서 제안되는 것을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특정 세력의 부각을 지양하고 유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이 사회적으로 더 큰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국내외 어느 현장에 있든,주민 또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그들의 권리 실현을 위해 힘을 실어주는 것이 시민사회의 역할이고 이것은 세월호 문제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

 

사회자는 그 동안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가리키는 모든 지표가 성찰 없이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이루어졌으며 이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지속적인 성찰의 기회를 위해 KoFID KCOC 등 연대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개발협력의 근본을 묻고 영역이 다르더라도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시민사회가 튼튼하지 않으면 더 나은 사회를 얻는 것은 힘들 것이다시민사회 내부에서 서로 합심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KOCO의 강인남 대표는 이를 위해서는 큰 단체와 작은 단체의 균형세대 간의 균형을 조화롭게 유지하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3.jpg 

 ▲ 발언 중인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 ⓒ KoFID

 

로터스월드의 민정희 국장은 KOICA KCOC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기능적방법론적인 면에서 탈피해 기본 철학과 가치에 대해서도 다루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다이에 대해 필요성은 많은 기관에서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근본을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을 때 실무자들의 참여도가 높지 않아 실현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당장 이 날의 토론회에도 많은 실무자들이 업무에 바빠 참석하지 못 했던 것을 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그렇지만 기본 철학과 가치에 대한 교육 활성화가 KOICA KCOC,혹은 KoFID에서 꼭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 중의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마무리하며

 

이 날은 개발협력 현장에서의 실적주의성과주의일방적 개발주의에 대해 미리 준비했던 질문들을 던져보기도 전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하루 만에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ODA Watch의 윤지영 팀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의란 무엇인가’, ‘발전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하며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고 하거나 반응이 소극적이라고 해서 금새 포기할 것이 아니라 끈기 있게 논의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자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마음으로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정진해가자고 이야기했다세월호 참사에 관련된 질문들을 우리의 과제로 계속 품고 토론과 실천이 이어지도록 노력하자는 말로 토론회는 마무리 되었다.

 

이 날의 토론회는 수십 명수백 명이 모이는 화려한 행사는 아니었다바쁜 업무에 치여 들르지 못한 활동가가 많았고 책임자 급의 관심도 크지 않았다그렇지만 참가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작게 나마 희망의 싹이 텄다나무를 심는 사람처럼 천천히 가자는 말이 마음 속에 오래도록 맴돈다서서히 국내와 국제의 경계를 허물어 가며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내 주위의 고통 받는 사람들을 살필 때 차차 가슴 속 복잡한 질문들의 답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 같다당장에 큰 숲을 일굴 수는 없을지라도 꾸준히천천히 나무를 심는 사람의 마음으로 우직하게 나아가리라. ‘잊지 않겠습니다행동하겠습니다’ 라는 다짐 한 켠에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새겨 넣는다.

 



 기사 입력 일자: 2014-07-04




작성: 문도운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간사/ kofid2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