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원조는 그만! 효율성 개선해야”
월드비전-세이브더칠드런, 부산 BEXCO 광장서 퍼포먼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회장 박종삼)과 세이브더칠드런(회장 김노보)은 11월 29일 오후 12시 15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공식회의장인 부산 벡스코 앞 광장에서 미디어 스턴트를 개최했다.
이번 이벤트는 ‘탁상공론은 그만! 생명을 살리는 행동, 건강한 원조’라는 주제로 펼쳐졌으며, 특히 국제원 공여국들이 그 동안의 약속을 이행할 것과 효과적이고 건강한 원조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하고 있다. 월드비전측은 “각 나라의 상황에 맞지 않는 공여국 중심의 일방적인 원조, 즉 ‘병든 원조’실태를 효율적으로 개선하자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퍼포먼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퍼포먼스에는 ‘병든 원조’를 행하는 공여국들을 상징하는 환자복의 키다리 아저씨들이 등장했다. 병에 걸려 효과적인 원조지원을 하지 못하는 공여국들은 기운 없이 비틀거렸다. 이때 6여명의 개도국(수원국) 어린이들의 가면을 쓴 이들이 ‘병든 원조 공여자’들에게 다가가서 캡슐로 된 알약과 주사기를 들고 이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병든 공여국’들은 건네 받은 캡슐약을 분리했고, 효과적인 보건원조를 위한 정책 메세지가 적혀있는 배너가 풀리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배너에는 ‘사람 중심의 보건 원조를’, ‘원조 흐름의 투명성 보장을’, ‘더 나은 건강을 위해 더 많은 원조를’, ‘빈곤 해결을 위한 더 효과적인 원조를’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월드비전 옹호사업팀 남상은 팀장은 “건강한 원조, 생명을 살리는 원조를 위해서는 공여국 중심의 일방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과정에 가장 가난한 조의 분야에서 개선 속도가 더딘 보건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에는 질병과 기아로 5세 미만의 나이에 숨지는 아이들이 760만여 명에 이르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선진 공여국들의 원조가 부족하고 중복원조 등으로 그 효과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월드비전은주민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며 “월드비전의 ‘건강한 원조’ 이행 촉구 목소리가 부산에 모인 개발원조관련 정책결정자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다른 사회시민단체가 준비한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베터 에이드(Better Aid)의 요요 퍼포먼스, 옥스팜과 ODA 워치의 블록 퍼포먼스가 같은 장소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돼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함께 전달했다.
다음은 코피드 보건분과·세이브더칠드런·월드비전의 공동성명서.
건강한 삶을 누릴 권리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권리 중 하나이다. 빈곤 감소와 삶의 질 향상이 목적인 개발협력 분야에서도 건강과 보건은 매우 중요하다. 유엔이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 (MDGs) 8개 목표 가운데 3개가 보건과 관련된 이슈일 정도로 국제개발협력의 궁극적 목표인 빈곤 해소와 삶의 질 향상에서 보건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 분야 전반은 물론, 모자보건 영역에 있어서 원조 효과성 원칙의 이행과 진전이 더딘 실정이다. 현재 MDG 8개 항 중 진척 정도가 가장 낮은 영역은 바로 모자보건과 관련된 4항 (유아사망률 감소)과 5항 (산모 건강 증진)이다.
원조가 보건 분야의 실질적 개선에 기여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는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원조의 효과성을 평가하고 새로운 전환을 이뤄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이에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보건분과와 국제개발NGO인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은 부산 총회에 참여한 공여국 관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요구한다.
▲공여국들은 원조에 대한 기존 공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임을 먼저 약속해야 한다.
GNI의 0.7%를 ODA에 배정하겠다는 공약을 지켜야 한다. MDG 중 가장 진척이 느린 4, 5항 실현을 위해 보건 분야 ODA에 배정하는 점유율을 증가시켜야 한다.
▲원조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어디에 쓰였는지 불투명한 원조금은 연간 30억 US 달러에 달한다. 이 돈이면 전 세계에서 3억5천만 명의 아이들을 치명적 질병에서 구하기 위한 예방 접종이 가능하다.
▲중복된 원조를 피해야 한다.
IHP+를 통한 공여국 및 기관 간 원조 조화와 효율성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보건 분야는 부산 총회 이후에도 계속 효과추적 분야(Trace Sector)로 유지되어야 한다.
▲원조를 받는 파트너 국가가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개발을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적 프로젝트성 원조의 비율을 줄이고 파트너 국가의 보건 시스템 강화에 기여하는 중장기 원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보건 분야 원조의 중복, 단기적 원조, 공여국 주도의 원조를 벗어나야 한다.
파트너 국가의 주인 의식과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중장기적 보건의료 원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